여수 해돋이

크리스마스는 남자친구와 보내도, 12월 31일, 1월 1일은 항상 부모님과 함께 보내는 나. 특별한 이벤트를 하나 해볼까 하다 결심한 우리 가족.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탄다는 여수 해상 케이블카를 타러 가기로 했다. 여수의 관광 명소 중 명소인 곳. 모두가 아는 곳이겠지만, 내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는 마음에 정리해보기로 하였다.

동이 트기 전 집에서 출발하여 돌산으로 (아빠 달려!). 차가 엄청나게 밀린다. 향일암 가는 사람들, 돌산 가는 사람들. 정말 상상 이상으로 밀린다. 다행히도 서둘러 출발한 덕에 우리는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케이블카를 타러 갈 수 있었다.

케이블 카에서 내려다 본 돌산, 해돋이 명소 곳곳. 저렇게 갓길아닌 갓길에 차 세워두고 해가 뜨는 곳을 향해 모여있는 사람들. 장관이 아닐 수 없다.

동이 트는 중. 갑자기 초조해지기 시작하는 우리 가족. 돌산 대교 위에도 사람들이 총총 서있다. 

점점 해가 뜨고 있나보다. 기대기대. 올해도 무탈하게 잘 지내게 해달라는 마음 가지며 해가 뜨기를 기다려본다.

우리 가족이 탄 케이블카는 투명케이블카로, 아래가 훤히 보이는 케이블카였다. 투명 아닌 케이블카보다 더 비싸고, 3-4대 중 1대라고 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간다. 

!!!!!!!!!!

해가 벌써 고개를 내밀었다.! 나온다 나온다! 우리 가족 모두 올 해에 대한 기대와 다짐을 하는 시간. 

이렇게 동그랗게 예쁠 수 있을까. 작년에 떴던 새 해는 올해에도 뜨겠지만, 연초에 보는 해돋이는 정말이지 감격 그 자체이다.

사람들 모두 가족, 연인들과 와서 새해를 기대하고 기도하는 중. 그렇게 우리 가족도 2018년을 기대하며 기도했더랬다. 여수에는 돌산 이 곳을 비롯하여, 곳곳에 일출명소가 있다. 특히 향일암은 전국 모든 곳에서 오는 명소이다. 여수의 정동진이랄까. 그러나 거기는 차 없이 이른 아침에 가긴 어렵다. 

여하튼 그렇게 일출을 보고, 우리는 여느 때와 같이 수산물 시장에 들러 대게 맛있는 대게를 쪄왔다. 통통~ 물론 다른 음식에 비해 비싼 음식이긴 하지만 이럴 때 먹어줘야지! 그래도 가게가서 먹는 것 보단 훨씬 싸니까. 직접 쪄주시니 손질도 간편하다.

아빠의 2차 손질로 더욱 먹기 수월해진 대게. 정말이지 다시 생각해봐도 대게는 사랑입니다. 

그리고!!!!!! 우리아빠의 야심작. 대게의 앞 집게!!!!!!
이럴 수가 있냔 말이지. 너무 맛있다. 쫄깃하면서도 촉촉하고 탱탱탱. 요즘 이렇게 말하더라. JMTGR..

요로케 한 쪽 집게를 잡아서 빼면 탱탱한 살이 쏘오오옥 빠져 나온다. 오물오물. 가족은 셋인데 집게발은 두개니... 서로 양보하느라 바쁜 우리 가족. 그렇게 사이좋게 나누어 먹고. 이차전 시작. 이차는 여수의 자랑, 나의 사랑 소라! 

이만원어치. 이렇게 예쁜데 맛있기까지 한 소라. 평소 소라를 겁나 좋아하는 나에게 이 날은 행복 그 자체. 깨끗하게 씻어 냄비에 끓여 익혀주면 끝. 참 쉽죠잉? 똥까지 깨끗하게 빼서 식기 전에 썰어 먹어주면 쫄깃 쫄깃. 초장에 콕 찍어 먹으면 그 또한 일품.

그렇게 우리 가족은 1월 1일 신정 아침을 든든히 보냈더랬다. 

우리 집에서 내다보면 보이는 웅천친수공원. 여름엔 캠핑하는 사람들과 해수욕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 참 좋은 곳이 내 고향이라 기쁘다. 서울에 살며 이제는 여수를 여행가는 느낌으로 가지만, 그래도 이 곳만한 나의 집은 없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청소하고 엄마와 수다떨며 커피 한잔 하다 보면 점심시간. 이 날 점심은 엄마가 오븐에 구워주신 호박고구마. 우유 한 잔에 먹으면 그렇게 달콤하고 든든할 수 없다. 

다가오는 2019년 1월 1일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우리는 또 어떤 파티를 할지. 여수 내려갈 준비를 해야겠다(아직 한 달이나 남음 ㅋㅋ). 여수 해돋이 및 아침 외식(?) 포스팅 끝.


베트남 여행 Intro.

2018년 7월. 두고두고 회자될, 너무 더운 올해의 여름. 2014년 한 여름 우리가족이 상해에서 경험했던 대륙의 폭염이 떠오르는 올해 여름이었다. 

우리 가족은, 어느 여름 휴가 시즌과 마찬가지로 갑작스레 여행 계획을 세우게되었다. 항상 우리 가족에겐 많은 시간이 없기에, 비행기 삯도, 호텔 값을 비교할 여력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꽤나 경제적으로, 아껴서 잘 다녀온다.

물론 이번 여행지였던, 베트남이 가성비 좋은 곳이기도 했지만. 그리고 평소 더위를 잘 타지 않는 나에게, 올해 여름이 너무 덥게 느껴지면서.. 비를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다낭에서 줄곧 만났던. (혹은/때때로) 갑작스레 내리는 소나기는 더위를 주춤하게 해준 고마운 존재였다. 다행히 폭우는 없었다.



첫 날 점심식사는, 숙소 앞 '포유레스토랑'

다낭에 도착한 첫 날. 도착하자마자 숙소 바로 앞 우리 가족은 그 유명하다는 포유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해산물이면 수산물 시장에서 싸고 제일 맛있는 여수 아니겠는가. 그런 해산물을 먹고 사는 우리 가족에게 포유레스토랑의 식사 메뉴들은, 너무 비싸고 비싸보였다. 소문 그대로 비쌌던 포유레스토랑. 한국인들이 가장 자주 먹는다는 크랩 종류는, 생각보다 너무 비싸고 양이 적어보였다. 우리는 간단하게(?) 새우 소금구이와 볶음밥을 시켯는데, 왠걸? 양이 생각보다 많고, 새우가 통통했다. 

이 날, 한국 관광객 몇 테이블이 있었고, 베트남 현지인 손님이 한가득이었는데, 무슨 파티를 하는지 한 열 테이블을 채운 사람들이 서로 어찌나 시끄럽던지. 담배는 얼마나 많이 피워대는지. 한국인들 모두 눈쌀을 찌푸리지만.. 가게에서도, 종업원들도, 어느 누구도 한 마디 하지 않아서.. 우리도 얼른 밥만 먹고 나왔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베트남은 정말이지 버스, 차 빵빵 소리에서부터.. 소음이 조금 심한 나라였다. 사실 다낭을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이유가 그 소음때문이라면 믿겠는가.


만딜라 비치 호텔, 수영장

든든히 밥도 다 먹었겠다. 오후 2시 체크인을 잠시 기다렸다가 여유로이 호텔을 구경하며(구경이랄 건 없고 1층에서 잠깐 커피를 마셨다). 핫하다는(?) 호텔 꼭대기 수영장으로 향했다. 수영장 타일은 꼭 어릴적 갔던 동네 목욕탕 타일 갔기도. 그래도 여기서 끝없이 보였던 미케비치는 감동 그 자체였다. 이런 해변은 머리 털나고 처음이었다. 


휴식 후, 먼저 들른 곳은 다낭의 핑크 대성당

다들 다낭 가면, 한 번씩 들른다는 핑크 대성당. 우리도 갔다. 우리 가족이 갔을 때는 대성당 미사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적은 여전하고, 밖의 사람들은 시끌벅적. 관광객이 시끄러운 것이 아니다. 현지인들이 시끄러운 것이다. 


저녁식사는, 람비엔

대성당과 그 주변을 산책하고, 람비엔에 가본다. 호텔 직원에게 부탁해서 예약한 터라, 기다리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조금 늦은 시간(오후 6시 30분)이어서인지, 사람들이 맛있다고 했던 음식들은 모두 품절(sold out)이었다. 망고주스도 sold out. 그래서 나는 우선 구아바 쥬스 (쏘쏘). 

사실, 모든 리뷰들이 람비엔을 너무 극찬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잔뜩 기대를 했더랬다. 항상 여행지가면 음식을 타는 우리 엄마도 람비엔은 잔뜩 기대하고 계셨는데... 정말로, 수저를 들지도 않으셨다는.. 

스프링롤 그리고 베트남식 빈대떡 먼저 등장. 우리 어무니가 유일하게 드실거라 생각했던 해산물 스프링롤. 

그런데 이게 웬일? 그 안엔 말캉말캉 돼지비계가 한 점씩 있었다. 결국 평소 돼지라고는 삼겹살만 드시는 엄마미는 포기... 


고수를 빼달라는 것도 깜빡했던지라, 결국 두 그릇은 모두 나의 배에... 국물은 꽤나 진-하고 새우는 통통 (그렇지만 우리 엄빠는 집에가서 컵라면을 드셨다고 한다). 그리고 한 번 먹고 두 번 시켜 먹는다는 파인애플볶음밥. 엄빠의 기대완 달리 왓.....f****. 엄빠는 파인애플맛은 없고, 그저 마가린 맛만 난다고 하셨다. 나도 잘 먹긴 했지만, 사실 그렇게 극찬할 정도는 아니였다.

베트남 다낭 식당 중, 가장 기대하고 갔던 람비엔이었지만,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던걸까. 한국 에머이가 그리웠다. 다낭 첫 날 여행 이렇게 끝.

(결국 한국 도착 후, 난 손꼽아 기다리다 에머이에 가서 쌀국수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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