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평

정말이지 추웠던 작년 겨울, 우리의 1주년 날. 줄곧 여름에 물놀이를 하러가던 가평에 갔다. 처음으로 겨울에. 
서울에서 가평 가는 길, 가평에서 갔던 핫하다는 카페 히든 플랜트(Hidden Plant)에 들렀다.

커피와 같이 먹었던 단호박 파운드케이크. 비록 양은 적고 비쌌지만, 추운 겨울날 볕 잘드는 곳에서 먹으니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다. 분위기가 다 했지 뭐. 히든 플랜트는 카페 이름만큼이나 가게 전체가 식물로 가득했다. 넓은 마당도 있어 봄 가을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 같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계단 옆 벽면 네온사인도 예뻤던 기억이. 사실, 오빠가 식물을 좋아하는 지라, 가자고 했던 카페라 나는 뭣 모르고 갔던 카페였는데. 내 취향까지 저격했다. 취저취저. 그렇게 커피 한 잔을 하고 숙소로 이동.

우리의 오늘 숙소는 카페 겸 펜션. 화이트큐브24.

북한강 펜션을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펜션이었다. 여름 성수기에 사람이 바글바글하여 예약이 어렵다는 곳.
바로 앞에 빠지가 있어서, 여름에 수상스키타며 묵기 딱 좋은 곳인 듯 했다. 그러나 가격이 조금 사악하다는. 비성수기 주말 23만. 
비싼값을 한다 생각했던 건, 북한강 뷰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아침 뷰는 사랑이었다.
여름에 대한 기대도 잠시, 큰 유리창 너머로 꽁꽁 언 북한강이 정말 예뻤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이층에 침대가 있어서, 바비큐하고 나서도 냄새가 나서 찝찝한 느낌이 없었다. 
사실 사장님이 꼼꼼히 관리를 하고 계신 것 같았다. 실내가 무척 깨끗한 펜션.

실내에서는 취사 금지라, 추웠지만 바깥에서 고기를 구워서 먹었다. 깨끗하고 쾌적한게 더 좋아 우리도.
고기에 와인한잔 곁들이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기억이 새록새록. 2주년이 되어가니 또 생각나는 작년 그 날.

방 안마다 있는 스파도 반신욕하기에 딱. 물론, 입욕제를 사용할 수는 없다.

커튼으로 가리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북한강뷰를 보며 하는 반신욕은 사랑입니다.

이리보고 저리 봐도, 꽁꽁 언 북한강은 정말 장관이었다. 또 가고 싶은 곳.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부모님과도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었던 화이트 큐브 24.


그리고 우리는 이 곳을 가는 길에 양평 두물머리에 들렀었다. 너무 추웠지만, 그 경치에 반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그 곳의 오리들은 너무 춥고 발이 시려보이는데도 줄 지어 얼음위를 다니는게 어찌나 귀엽던지. 
미끄러운데 굳이굳이 얼음판으로 다니는 오리들 보며, 연꽃 핫도그도 먹었더랬다.
두물머리도 두물머리지만, 연꽃 핫도그 맛이 잊혀지질 않는다.

아참 그리고 두물머리 따라 걷다 보면 자그마한 카페나 건물들이 있고 화원 한 곳이 있다.
주로 다육이를 팔고 있던 곳이었는데, 저렇게 세 개에 만 원인가, 만 오천원 했던 듯 하다. 
안타까운 것은 너무 추웠는데 우리가 깜빡있고 차에 둬가지고.. 얼어버린 바람에 얼마 살지 못했다는..(미안해 애들아)

그래도, 오랜만에 서울 근교에서 춥지만 따뜻한 날을 보냈었다.
조만간 2주년을 앞두고, 이번엔 어떤 기념일을 보낼까 생각하며 정리해 본, 가평 여행 포스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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